KID-A




신해철씨가 유명을 달리하셨네요.

갑자기 포탈사이트 검색어에 신해철 이란 이름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짐작은 했습니다.

이 시대의 참으로 재능있는 음악인을 안타깝게도 잃어버린 날 입니다.

일찍 세상을 떠난 분, 삶에 대한 안타까움이야 말할 필요도 없겠고

더불어 재능있는 아티스트가 세상을 떠나게 되면 앞으로 다시는 그의 창작품을 접할 수 없다는 점 역시 애석한 일 입니다.

만약 존레논이.. 지미 핸드릭스가.. 커트 코베인이

그 때 세상을 떠나지 않았다면 우리는 그들에게서 얼마나 더 세상을 의미있게 살아갈 영감을 얻어낼 수 있었을까요.


한국에서 유독 인기 없는 장르를 꼽자면 단연코 락 음악 일겁니다.

물론 블루스도, 재즈도, 보사노바도 그 무엇도 인기가 있는 장르는 아닙니다.

한국의 대중음악에는 댄스와 발라드 라고 불리는 추상적인 장르 두 가지만 존재할 뿐이죠.

만약 락 이라는 장르가 미국이나 일본 만큼의 인기와 대중 인지도가 있는 나라였다면

오늘 우리는 흡사 U2 의 보노를 잃은 것과 같은 슬픔을 느끼지 않았을까 합니다.

어린 친구들에게는 말 잘하고 100분 토론 자주 나온 대마초 합법화 외쳤던 아저씨 정도로 생각될 수 있겠지만

그들에게 아이돌 음악 외에 좀 더 깊이와 고뇌가 그리고 낭만이 있는 음악이 있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의 죽음으로 인해 그의 음악을 모르던 대중들이 좀 더 관심을 갖고 한번쯤 찾아들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런 일로 그의 음악을 들을 기회를 갖게 된다면 그건 참 씁쓸한 일일 것 같습니다.


모든 대중음악의 뿌리라는 블루스 음악이 있습니다.

락음악은 이 블루스 음악이 젊음과 열정으로 재해석 되어 표출되는 하나의 장르 입니다.

앨비스가 현란한 하체 움직임을 보여준 것이 락음악의 전부는 아니었다는 것이죠.

우스꽝스러운 가죽 의상을 입는다고, 머리를 기르고 소리를 지른다고, 춤을 추는 대신 기타를 메고 있다 해서

결코 그것이 락음악은 아닌 것 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 자신보다 좀 더 거대한 존재

즉 제도권 이라는 큰 영역에 결국은 타협을 하며 살아가게 됩니다.

보통은 아직 그것들과 타협하지 않은 젊은 시기를 보내게 되고

그 시기에 우리는 스스로의 삶에 대해 또는 사람과 사랑에 대해, 제도와 자본에 대해, 우리의 꿈에 대해

모든 부분에 대해 저항과 변화와 어떤 경우에는 그것을 뛰어넘은 혁명을 꿈꾸기 까지 합니다.

락 음악이란 바로 이런, 결국에는 무모함으로 끝날 우리 젊음의 고뇌와 철학이 담겨져 있는 음악 입니다.

저는 락 음악을 사운드와 구성으로 인한 기준 보다는 철학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이 좀 더 맞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해철은 가장 한국의 정서를 잘 이해해낼 수 있는 락 음악을 한 뮤지션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한국적 락 음악을 만들어 내었다는 산울림보다도, 한국 락 음악의 대부라는 신중현 보다도

더 한국인의 정서를 이해하고, 그들이 열광할 수 있는 락 음악의 경계를 교묘히 조율했던 아티스트라 평가 합니다.

무엇보다 그는 영특했습니다.

어디까지 본인의 고집을 가져가야 하고 어디부터 본인의 고집을 포기해야 하는지, 그의 음악을 들어보면

참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 같습니다.

본질적으로 그의 음악과 가사를 보고 있으면, 세상과 사람에 대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예술가로서 그것보다 중요한 동기가 무엇이 있을까요.

한국의 락씬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컸던 사람 입니다.

열악한 한국의 락씬에 대해 좋은 영향을 미치려 노력했던 흔적이 보입니다.


대체 이 시대의 정치적 상황과 이념이 한 아티스트의 죽음과 관련해 무엇이 중요한지 모르겠습니다.

일베 에서는 좌즘 성향의 연예인이 죽은 것 뿐이라며 그의 죽음을 폄하하고 있고

SLR Club, 오유 등 자칭 진보 성향의 커뮤니티 에서는 서거 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애도하고 있습니다.

만약 그가 반대 성향의 정치적 이념을 가진 사람이었다면 상황은 어땠을까요.

일베 에서는 과한 애도를 표했을 테고, 반대로 SLR Club 오유 등에서는 폄하했을 게 뻔한 결과 입니다.

대체 왜 단지 음악을 했던 한 아티스트의 안타까운 죽음이

정치적 이념에 따라 다르게 평가되어야 하는지 도무지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세상이 점점 더 편을 나누고 그로 인해 자신과 반대되는 입장을 비난하는 것에 대해 익숙해져 가고 있습니다.

그것으로 이득을 볼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기획된 것에 대중들은 충실하게 반응하고 있고

결국 A, B 두 가지만 존재하며 둘은 서로가 정의라고 주장하며 싸우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항상 이득을 보는 것은 기득권층들이며, A 와 B 둘중 한 입장만 취해도 반 정도는 지지를 얻기 때문 입니다.

대중들의 시야는 편협해 집니다. 극단적이 되기도 하죠.

반대로 대중을 조정하는 기득권층은 입장이 간단해 지고 수월해 집니다.

현재 한국 대중음악이 댄스와 발라드 두 가지의 장르만 존재하는 것도 어찌보면 그런 이유로 인해서일지도 모릅니다.

과연 어떤 정치 세력과 정당이 정의로 표현될 수 있을까요.

우리가 현재 납득할 수 없다고 보는 정책은

우리가 정의라고 믿는 바로 그 정치세력의 동참으로 인해 세상에 구현된 것입니다.


재능있고 열정 있었던 아티스트의 죽음을 이념과 정치와 연관짓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벌써 SNS 에는 몇몇 정치인들이 신해철의 죽음을 애도하는 메세지를 작성했습니다.

물어보고 싶습니다. 무슨 이유로 그의 죽음에 대한 애도를 세상에 알리고 있느냐고.

신해철과 넥스트의 노래는 몇곡을 알고 있느냐고.

물론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존 레논이 비틀즈 해체후 죽음을 맞기 전까지 그가 가졌던 정치적 이념과 세계관으로 인해

현재 우리는 그의 죽음에 대해 또는 그의 창작품에 대해 전혀 상반되는 평가를 내리고 있을까요?

Imagine 은 Imagine 일 뿐 입니다.


신해철씨 잘가세요.

락스타는 영원 합니다.















  • 슬픈이야기 2014.12.15 22:23

    특히 북녘땅에 있는 북녘젊은이들에게 고 신해철마왕님의 음반을 대북삐라대신 전해주고 싶더군요? 물론 우리나라 대중가수들의 음반CD와 DVD를 차라리 대북삐라를 대체해주는것도 훨씬 좋을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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